과학과 신앙에 대한 다양한 시선 👀 과신뷰 이 달의 주제
현대우주론과 신학적이해1️⃣
과학과 신앙에 대한 다양한 시선 과신뷰 vol.72 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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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팀장 : 김양현 │편집위원 : 박아론 이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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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이 달의 핫 클립 : 제4회 과신대 포럼 "현대우주론과 신학적 이해 스케치 영상"(이슬기)
- 주제 칼럼 : "'신의 입자'힉스와 입자물리 표준모형" (권영준)
- 주제 칼럼 : "우주론에 관한 신학적 이해" (박영식)
- 리뷰 : 서포터즈로 참여한 과신대 포럼 후기 (이창용)
- 과신대 사무국 소식 : (박아론, 이슬기)
- 리뷰 : 《과학시대의 신앙》 특강 후기 (김양현)
- 과신뷰 이달책 : 《양자 중력의 세가지 길》 (박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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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칼럼🖋
'신의 입자' 힉스와 입자물리 표준모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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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영준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과신대 자문위원으로 섬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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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입자와 표준모형
물질을 잘게 쪼개다 보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라는 뜻을 가진 ‘원자(atom)'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현대물리학의 발견에 따르면 원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궁극의 기본 구조가 아니다. 원자를 쪼개면 원자핵과 전자로 나눌 수 있고 원자핵을 다시 쪼개어 보니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양성자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수십 년 동안 양성자는 물질을 이루는 궁극의 기본 입자로 생각되었으나 1960년대에 이르러 양성자도 쿼크라는 기본 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이 입자 충돌 실험의 결과로 알려지게 되었다. 입자물리의 표준모형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들이 기본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1)
1) 입자물리는 자연을 환원론으로 설명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것이 입자물리를 알면 자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매우 많은 수의 단위 개체들이 모인 집합체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나는 ‘창발적(emergent)' 현상들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양자역학을 이용해서 물 분자 한 개의 성질을 아무리 치밀하게 연구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태풍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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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모형은 자연계를 이루는 물질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를 기본입자들과 그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아래 그림은 표준모형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표준모형에 담긴 기본입자는 그 입자가 지니는 스핀(spin) 값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 페르미온(fermion) -- 스핀 값이 ℏ/2인 입자들이며 전자, 중성미자, 쿼크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림에서 보라색과 초록색으로 표시된 입자들). 모든 원자들은 양성자와 중성자와 전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들의 결합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을 이루는 물질들은 페르미온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 보손(boson) -- 스핀 값이 0 혹은 1ℏ인 입자들이며 광자가 대표적인 스핀 값이 1ℏ인 보손이다. 표준모형에서는 광자 외에도 , W, Z 그리고 글루온(g)들이 광자와 같이 스핀 1ℏ인 보손이다 (그림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입자들). 이러한 보손들은 기본입자 페르미온들 간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광자(γ)는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보손이며, W와 Z는 약한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입자, 그리고 글루온은 강한 상호작용의 매개 입자이다.
- 힉스(Higgs) 입자 -- 힉스 입자(그림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됨)도 보손에 속한다. 그런데 다른 보손들 과는 다르게 스핀 값이 0이다. 스핀 값이 $0$인 입자를 스칼라 입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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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실험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자연에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기본 상호작용이 있다: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또는 ‘강한 상호작용'), 약한 핵력 (또는 ‘약한 상호작용'). 이러한 힘들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다루기엔 지면이 너무 부족하기에 다만 아래 두 가지 특기할 사항만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 중력의 세기는 다른 세 가지 상호작용에 비해 매우 작다. 게다가 다른 세 가지 상호작용이 양자물리와 상대론의 원리 안에서 게이지 대칭성을 이용하여 일관된 체계로 설명할 수 있는데 반해 중력은 아직 양자물리의 원리에 맞게 설명하는 법을 모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표준모형에서는 중력은 다루지 않는다.
- 이전까지는 별개의 현상으로 알려져 있던 전기(electricity)와 자기(magnetism)는 1865년 맥스웰의 논문을 통해 하나의 통일된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를 전자기(electromagnetism)라 부른다. 한편 1960년대 초반 입자물리의 표준모형이 확립되는 과정에서 전자기 상호작용과 약한 상호작용도 통일된 체계 안에서 설명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 통합된 상호작용을 약전자기(electroweak) 상호작용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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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존재하는 4가지 상호작용, 강력을 1로 봤을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 수록 약해진다.
(출처:IBS 엑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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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힉스(Higgs) 입자
힉스 입자는 1964년에 대칭성 깨짐을 통해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입자물리 표준모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여러 이론 학자들에 의해 반드시 필요한 입자로 그 존재가 예측되었다. 이후 약 반세기 동안 힉스 입자를 실험에서 발견하지 못해 입자물리학자들의 애를 태우다가 마침내 2012년 7월에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LHC 입자충돌기를 사용한 두 실험, CMS와 ATLAS에 의해 발견이 이루어졌다.
흔히 힉스 입자를 ‘신의 입자(God particle)'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이 별명은 미국 페르미 가속기연구소(FNAL) 소장을 지냈던 Leon Lederman 박사의 책 제목 ‘The God Particle'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별명 때문에 일반인들은 힉스 입자에 대해 종교적 의미를 담는 오해를 품기도 한다. 그런데 Lederman의 이야기에 따르면 힉스 입자의 더 적절한 별명은 ‘the goddamn particle'이었어야 했다. 우리말로 하자면 ‘빌어먹을 입자' 정도일 것이다.
그 이유는 힉스 입자가 입자물리 표준모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 초반에 예측된 이후 무려 50년 동안 발견되지 않은 채로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발견하기 위해 수십 년간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입자물리학자들이 가졌던 좌절감을 자조적으로 표현했던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Lederman이 이 책을 출판할 때 도저히 원래의 표현을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좀 더 일반인에게 다가갈만한 순화된 표현으로, ‘God particle'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이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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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온 중성미자를 발견하여 198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Leon Lederman(1922-2018) 교수 |
그의 책 The God(dam) Parti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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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인 그림에 나열된 17개의 입자들 중 광자를 제외한 모든 입자들은 질량을 가지고 있다.2) 표준모형에서 힉스 입자의 가장 큰 역할은 모든 기본입자들이 질량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단, 표준모형의 입자들 중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는 원리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고 있으며, 표준모형의 다른 입자들과는 약간 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성미자의 질량이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새로운 물리법칙을 찾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2) 표준모형이 만들어지던 당시에는 중성미자들도 질량이 0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중성미자를 사용한 여러 실험 결과에 따르면 중성미자의 질량은 매우 작긴 하지만 0은 아니다.
수소 원자는 100여 종류의 원자들 중 가장 가벼우며 가장 기본적인 원자이다. 수소 원자에 관한 정확하고 정밀한 이해는 20세기에 들어 양자역학이 확립되면서 비로소 이루어졌다. 양자역학을 사용하여 수소 원자를 분석해 보면, 수소 원자의 대략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물리량인 ‘보어 반지름'이 전자의 질량에 반비례한다. 그런데 이 전자의 질량 값이 힉스 입자와 전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전자의 질량이 달라지면 원자들의 화학적 성질들이 그에 따라 변하게 된다. 힉스 입자가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들의 화학적 성질을 일정 부분 결정한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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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입자와 우주의 연결
20세기 현대물리학의 두 기둥 중 하나인 양자역학은 W. Heisenberg의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에 기반을 둔 물리 이론이다. 이 원리를 아주 간략히 표현하면 어느 물리계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x ∆p ≥ℏ/2 라는 식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x는 위치 측정의 불확정성(이를 위치 측정 오차로 생각할 수도 있다)이고 ∆p는 운동량 측정의 불확정성이며, ℏ는 플랑크 상수라 부르는 값으로 국제표준단위계에서 10의 -34승 정도의 매우 작은 값을 갖는다.
일상의 거시적인 영역, 즉 뉴턴의 고전물리학이 잘 작동하는 영역에서는 ℏ가 상대적으로 무시할 만큼 매우 작은 값이기 때문에 위치 측정과 운동량 측정의 오차를 모두 0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간주한다. 그러나 미시세계에서는 운동의 길이 혹은 운동량의 범위가 매우 작기 때문에 더는 를 무시할 수가 없다. 측정을 아주 정밀하게 하여 오차를 0으로 만들고 싶으면 필연적으로 운동량의 오차는 무한대가 된다. 즉 내가 관측하는 물리계의 운동량에 관한 정보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이다. 반대로 운동량의 오차를 0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필연적으로 위치에 관한 정보를 완전히 잃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정적으로 멈추어 있지 않고 계속 팽창하거나 수축해야 한다. 우주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팽창하는 상황을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 맞추어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우주는 한 점에서 시작하게 되는 특이점(singularity)이 나타나며 이것이 빅뱅(Big Bang)이다. 불확정성 원리로 보면 빅뱅의 순간에는 우주의 크기가 0이므로 위치의 불확정성도 0일 것이다. 그 상황에서 운동량(또는 에너지)의 불확정성은 무한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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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입자물리학은 매우 작은 크기 스케일에서 물리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수소 원자의 크기는 10의 -10승 m정도이고 양성자 하나의 크기는 대략 10의 -15승 m로 일상의 영역에서 보자면 매우 작은 값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작은 크기의 영역을 깨고 들어가 측정을 하려면,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관측하고자 하는 물리계에 매우 큰 운동량(또는 에너지)을 가하여야 한다. 자연스럽게 입자물리 연구에는 고에너지 가속기가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입자물리학이 다루는 높은 에너지, 매우 작은 크기 스케일의 물리계는 빅뱅 직후에 마주할 매우 높은 에너지, 매우 작은 크기의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이것이 입자물리학과 우주의 이해가 만나는 연결고리가 된다.
빅뱅이 왜 일어나는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 현재 물리학에서 유력하게 여기는 가설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 가설이다. 인플레이션 가설에서는 맨 처음 양자 요동에 의해 초기 팽창이 나타난 직후 인플라톤이라 부르는 스칼라 입자에 의해 우주가 아주 짧은 시간에 아주 급격하게 팽창을 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고 한다. 즉 우주의 초기 급팽창을 위해 모종의 스칼라 입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이 스칼라 입자가 과연 무엇인지, 현재 우리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는 종류의 입자인지 등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힉스 입자도 스칼라 입자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주론을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들 중에는 힉스 입자를 인플라톤으로 삼아 우주 급팽창을 설명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힉스 입자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치는 입자임이 밝혀진다면, 힉스 입자에는 표준모형의 기본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에 못지않은, 혹은 더 중요하다고 여겨질, 또 다른 역할이 주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관한 내용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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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직도 모르는 것들
입자물리의 표준모형은 1960년대 중반에 처음 제안된 이후 현재까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중성미자의 질량에 관한 것만을 제외하고, 입자물리의 모든 측정값들을 정밀하게 계산하여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매우 강력한 물리학 이론체계이다. 그러나 표준모형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설명하지 못하는 여러 중요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그중 특히 필자가 관심을 가지는 문제들은 우주의 1) 물질-반물질 대칭성 깨짐의 문제, 그리고 2) 암흑물질, 암흑에너지의 문제이다.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CMB)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우리 우주 전체의 에너지는 약 5%가 원자로 이루어진 보통 물질, 약 25%가 암흑물질, 그리고 나머지가 암흑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에서 다루는 지식의 영역이 전체의 5%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인류의 치열한 자연과학 연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우주의 95%를 모른다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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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B를 발견한 R. Wilson(왼)과 A. Penzias(오)
이들은 197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
CMB의 미세한 비등방성과 흑체복사 온도 분포 곡선을 최초로 측정한 COBE 실험을 이끈 J. Mather(왼)와 G. Smoot(오)은 200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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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비록 5%에 불과한 우주의 작은 영역에 관해 그나마 불완전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과하고 이를 통해 자연과학과 기술 문명을 발전시키고 그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하나님이 창조하신 광활한 우주에 관해 알아 가게 된 것, 그리고 우주 안에서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미약한지,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이 지구가 얼마나 작은 한 점에 불과하며, 그래서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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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로 있으며 과신대 자문위원으로 섬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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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이 주제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우주론을 알아야 합니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우주론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힘껏 찬 공이 하늘 높이 올라가지 않고 다시 땅으로 떨어지는 일에서부터 저 하늘에 반짝이는 별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 힘의 관계와 작용 등을 현대우주론은 체계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갈릴레오가 자신의 제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하나님은 두 권의 책을 주셨다. 하나는 자연이란 책이고, 다른 하나는 성서라는 책이다. 자연은 하늘이 어떻게 운행되는지를 알려주고, 성서는 하늘 가는 길을 보여준다.’ 자연과학의 1차 자료가 자연이라면, 신학의 1차 자료는 성서입니다. 그래서 우주론에 관한 <신학적 이해>를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서에는 우주론이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주론이라는 것이 우주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이라고 한다면, 저는 ‘성서에는 우주론이 없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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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서와 우주이해
성서를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읽어보신 분이라면, 성서는 우주에 대해 체계적인 설명을 전개하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읽고 있는 66권의 성서는 과학책도 아니고 과학논문집도 아닙니다. 물론 한 사람이 집필한 것도 아니고 단번에 기록한 것도 아닙니다. 성서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지만, 우주론을 구성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집필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성서에서 몇 구절을 직접 뽑아내서 ‘성서가 말하는 우주론은 이렇다.’라고 제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의도적으로 ‘우주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으로서의 우주론’과 ‘우주에 대한 다양한 느낌, 생각, 경험으로서의 이해’를 구분하고자 합니다. 성서에는 우주에 대한 이해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성서가 우주에 대해 말할 때는 대전제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주 만물을 만드셨고 그 가운데 계신다는 것입니다. 이런 신앙적 이해 안에서 성서는 우주에 대해 말합니다. ‘풀과 꽃은 금방 시들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다.’ ‘공중 나는 새를 봐라. 하늘 아버지가 먹이신다.’ 일상에서 경험되는 것을 성서는 ‘하나님’과 연결시킵니다. 이것이 성서의 독특한 관점입니다.
개역 개정 성경으로 ‘우주’를 검색해 봤더니, 딱 한 번 나옵니다. 코스모스라는 헬라어를 다른 곳에서는 세상으로 번역했는데, 사도행전 17장 24절에서는 우주라고 번역했습니다. 우주에 해당되는 것이 구약성서에서는 하늘과 땅, 모든 것, 만물 등으로 번역되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오늘날 자연과학자들이 말하는 의미에서의 ‘우주’는 아닙니다. 관찰하고 측정하고 실험하고 논증하는, 소위 과학적 엄밀성과 객관성의 대상으로서의 우주에 대해 성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일상적으로 경험되는 모든 것을 ‘하나님’과의 연관성 속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성서에는 은하단이나 블랙홀이나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중력, 강력, 약력, 전자기력에 대한 관심이나 묘사가 없습니다. 그냥 서 있는 곳에서 눈에 보이거나 상상할 수 있는 저 하늘, 그리고 저 하늘 위에 하늘, 그리고 반대편에는 땅, 그리고 땅에 있는 모든 것, 그것을 모두 포괄해서 만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한 여기에 과학적 엄밀성과 객관성으로 다룰 수 없는 대상들이나 사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천사나 악마, 하나님의 활동이 만물(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연관됩니다.
이런 기초적인 관점을 통해 성서를 한번 읽어봅시다. 창세기 1장과 2장의 창조 이야기는 모두 우주 만물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은 만물을 포괄하는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신명기에서도 하나님께서 만물의 창조주임을 분명히 합니다(10:14). 그런데 이사야 44장 24절을 보면 만물의 창조주 하나님이 ‘모태에서 너를 지으신 분’이라고 합니다. 창조의 범위가 저 바깥의 객관적인 세계뿐 아니라, 바로 나의 존재와도 연관됩니다. 시편 104편을 보시면 많은 동식물이 나옵니다. 백향목, 새, 학, 너구리, 리워야단, 사자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동식물을 먹이시는 분이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만물을 보전하시고 기르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17장 24절에는, ‘우주’라는 단어가 나오지만 역시 창조주 하나님과 연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멀리 계시지 않으며, 우리는 그분을 힘입어 살고 움직이고 존재한다.’ 로마서 1장 20절에는 우주 만물이 하나님을 드러내는 장소, ‘극장’(칼빈)으로 묘사됩니다. 로마서 11장 36절과 고전 8장 6절은 만물의 근원이 하나님이고, 만물이 하나님을 통하여 있고 하나님에게로 다시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만물의 근원이고 과정이고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이해를 넘어서는 신앙적 이해이고, 우주 만물의 시종과 관련된 신학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골로새서 1장 16-17절에서는 만물을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시킵니다. 앞에서는 만물이 하나님을 위하여 창조되었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되었다고 합니다.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고전 15장 28절(빌 2:5이하 참조)에는 만물이 하나님께 복종할 때, 아들도 하나님께 복종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만유의 주님이시고, 아들 예수 그리스도도 만물의 주님이지만, 이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신 분에게 복종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예수 그리스도 사이의 관계는 요한복음 1장에서 하나님과 로고스의 관계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계시록 21장에서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마지막에 만물을 새롭게 한다고 말씀합니다.
성서가 묘사하고 있는 창조세계(우주 만물)에 대한 이처럼 다양한 이해로부터 신학적 명제들이 생겨나고, 이것을 신앙고백으로 명시화하는 과정이 발생합니다. 니케아 신조(325년)에서는 하나님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면서 아버지라고 고백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도 만물이 그를 통해서 만들어졌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성령에 대해 생명의 수여자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리하면, 하나님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면서 아버지, 곧 만물을 돌보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시작되었고, 계속되며, 완성됩니다. 창조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활동입니다.
이러한 우주 만물(창조세계)에 대한 기초적인 신학적 이해가 과연 우주론과 경쟁관계에 있거나 모순되는 것일까요? 그런 오해가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나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론을 고수했던 중세교회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옹호했던 갈릴레오를 정죄했지만, 엄밀하게는 두 세계 체계(아리스토텔레스와 코페르니쿠스)의 충돌이었지, 과학과 신학의 충돌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후 뉴턴은 모든 사물에 대해 작용하는 중력을 말함으로써 천상계와 지상계라는 기존의 구분을 철폐했습니다. 하지만 천상계와 지상계의 구분도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론에 근거한 것이지, 성서가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서는 하늘이나 땅이나 우주 만물이 하나님 안에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표준 우주론도 성경의 우주 이해와 모순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학자들이 무지의 산을 정복하려고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갔을 때, 이미 오래전부터 거기에 있던 신학자들로부터 환영을 받는다.’고 말한 미국의 천문학자인 로버트 재스트로의 말처럼 빅뱅 우주론은 신학이 오래전부터 말해 왔던 우주의 시작과 과정에 더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창세기 1장의 ‘빛의 창조’를 빅뱅과 동일시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성서를 다시 자연과학책으로 오해하도록 하는 위험천만한 시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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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표준 우주론과 신학
오늘날의 표준 우주론을 수용하고 거기에 신학적 해석을 가미하는 신학자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독일 신학자 판넨베르크는 만물의 시작과 관련해서는 어떤 물질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은 아무런 조건 없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 사건의 조건을 ‘창조적 근원’이라고 부르면서 성령의 역사, 삼위일체 하나님의 역사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우주의 팽창에 대해서도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들의 독립성과 지속성을 위한 근본 조건으로 긍정합니다. 이를 통해 피조 세계에는 다양하고 서로 구분되는 존재들이 생겨납니다.
판넨베르크에게 독립성과 지속성, 상호 구분은 중요한 신학적 개념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은 하나님과 구분되어 독립성을 지니지만, 하나님과 분리되어 독존하며 서로 반목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하나님과 자신을 구분하면서 하나님과의 일치 안에 있는 영원한 아들의 로고스가 피조물의 창조와 생성의 원리며 존재 규정입니다. 우주 만물은 하나님과 구분되면서도 하나님과의 온전한 연합 안에 존속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성육신 사건은 나사렛 예수라는 역사적 인격 안에서 하나님과의 완전한 결합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증언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모든 만물의 종말론적 숙명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서의 우주 이해와 우주론에 대한 신학적 이해(또는 신학적 우주론?) 사이에는 신학화라는 작업 과정이 놓여 있습니다. 후자는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지만, 신학은 자연과학적 의미에서 우주론을 구성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신학은 자연을 포함한 우주 만물과 인간, 그리고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관계를 규명하고, 우주 만물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을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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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학자 판넨베르크. 개인적으로 독일신학자들은 너무 간지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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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창용
과학과 신학의 대화 서포터즈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과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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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과신대 포럼을 시작으로 서포터즈 활동을 하게 된 이창용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리를 배웠고, 그리고 대입 후 건축공학을 전공하는 동안 배웠던 물리와 화학이 제 인생에서의 마지막 과학이었습니다. 그러다 인문대학교에 다시 입학하게 되었고 그렇게 과학과 저의 인연은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신학을 공부하면서, 과학에 대해 무지한 저를 발견하게 되었고, 또한 그게 뭐 어떠냐는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과학의 발전은 누릴 대로 누리면서, 그에 대한 원리는 알지 못하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워질 때쯤 과신대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분야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해졌고, SNS에 올라오는 표면적인 활동들만 보다가 좋은 기회가 생겨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과학 측의 발제 제목을 보곤 암기와 주입식 교육에 점철된 고등학생 시절이 생각나 괴로울 뻔했습니다. 하지만 과신대 포럼에는 평가가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니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고, 표준모형과 우주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또, 거기서 그치지 않고 신학적인 함의까지 담아 발제하시는 모습에서 내가 몰랐을 뿐이지 과학과 신학은 진작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나쳐 온 대화의 흐름을 쫓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서포터즈로서 독서모임과 스터디 또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권영준 교수님께서 아직 인류가 우주의 5%에 불과한 작은 지식만 가지고 있다고 한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조그마한 영역 안에서 누리며 살아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그렇기에 더욱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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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행정팀장 박아론입니다. 이제 출근길에도 땀이 나기 시작하는 7월입니다. 아침에는 그래도 선선하게 출근한 것 같은데 이제는 반팔 반바지를 입어도 지하철역 내려가면서 땀을 한번 빼고 가는 것 같습니다. 무더위가 빠르게 다가오네요. 이제 카페에 들어가 봐도 수박주스, 수박 스무디를 흔하게 볼 수 있어서 더욱 여름이 오는 게 실감 나네요.
사무국은 7월 3일 월요일 5년 만에 진행한 포럼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먼저 포럼에 장소를 제공해 주신 연동교회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언제나 아카데미나 소규모 행사에 선뜻 자리를 내어주셔서 방랑객을 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연에 수고해 주신 권영준 교수님, 박영식 교수님, 김정형 교수님 그리고 우리 우종학 대표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봉사로 도와주신 신학생 서포터즈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 그리고 과신대를 이끌어가시는 이사님들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감사한 건 역시나 참석해 주신 바로 참석자 여러분이었습니다. 기독교 지성주의 흐름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주제로 후원자님들을 찾아뵙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 외연을 넓히는 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과학과 신학이 대화하는 것을 통해서 신앙을 든든히 세워나가고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뭐, 이제 사무국은 다시 잠깐 정비 모드로 돌아갔습니다.ㅎㅎ 벌써 한 해의 반이 지나왔네요 이제 하반기 아카데미를 계획하고 또다시 포럼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많은 의견을 주시고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후원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인데,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아론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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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소식 📧
1. <제4회 포럼> 현대우주론과 신학적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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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월요일에 5년만의 포럼으로 과신대 회원님들을 찾아갔습니다. "현대우주론과 신학적이해"라는 주제로 연동교회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약 100여명의 참가자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비록, 다시 시작하는 포럼이 많이 부족했지만 앞으로 더 좋은 주제로, 더 좋은 환경으로 찾아가겠습니다.
P.S 못오신 분들을 위해 영상이 있지만서도 최애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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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사 모임/ 목회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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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 모임 : 과신대 교사모임에서는 계속해서 교회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워크북 제작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특별히 여름성경학교 시즌을 맞이해 과신대 교사 선생님들께서 주일학교로 특강을 많이 나갑니다. 다음세대에게 균형 잡힌 창조 신앙을 전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교사 모임 참여에 관심 있는 선생님들께서는 사무국으로 문의 바랍니다.
- 목회자 모임 : 7. 10.(월) 오후 8시 "공공신학으로 보는 교회의 에너지 전환-가재울녹색교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과신대에도 글을 기재해주신 적이 있는 김재상 목사님이 발제를 하셨습니다. 이후 나눔에는 목회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각 교회가 하고 있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나누었습니다. 8월은 쉬어갈 예정입니다. 과신대 목회자 모임은 다양한 사역 현장의 경험을 나누고, 목회 현장에서의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위해 연대하고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회자 정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3. 과신대 북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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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은 정회원들이 직접 주관하고 참여하는 독서 모임입니다. 모임 참여는 사무국으로 문의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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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댕 북클럽'과 '성서와 여성 북클럽'이 함께 준비한 ‘과신톡’ 행사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무사 두베의 <제국·성서·탈식민 여성주의>로 진행되고 있으며, 번역자이신 이해청 박사님의 인도로 함께 읽습니다. 탈식민주의의 주제이기도 한 ‘주변부를 돌아보기’는 문자주의 성서관에 매몰되지 않고 과학, 이성과의 관계를 잘 형성하고자 하는 과신대의 노력과도 방향이 일치합니다. 과학 시대에 함께 신앙의 길을 모색하는 과신대 북클럽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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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23년 6월 재정 보고
이번 달 재정은 수입 8,061,521원, 지출 6,893,115원입니다. 여러분의 든든한 후원 덕분에 이번 달도 과신대 사역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세한 재정 보고는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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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양현
과신대 북클럽지기를 맡고 있으며
과신뷰 편집장으로 섬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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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제가 학회 참석 차 제주에 갑니다. 제주에 계신 과신대 회원님들과 교제의 시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우종학 대표님의 문자 메시지로 일은 시작되었다. 이왕 오시는 것이니 교제의 시간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 그럼 제주도에서 강연회를 한 번 하시죠. 필요한 것은 저희가 준비해 보겠습니다.”
답신을 보내고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우선 제주도에서 과학과 신앙에 관한 강연회를 연다는 사실에 기대가 되었고, 반면 제주도에서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모일까? 장소는? 강연회에 필요한 준비들은? 실제적인 것들로 인해 우려가 사로잡는다. 바로 과신대 제주북클럽 멤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북클럽 멤버들은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강연회를 하면 좋겠다고 답을 하셨다. 그럼 든든한 응원군까지 있으니 시작해 보자.
우선 강연회를 할 장소를 섭외하는 일이 중요하다. 공공 도서관 같은 곳을 대관할까? 아님 교회를 빌릴까? 고민하던 차,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오동일 대표 목사님과 식사를 하던 중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목사님 과신대 제주 북클럽에서 과학시대의 신앙이라는 제목으로 대표님 모시고 강연회를 하려고 하는데요.” “아~ 그러세요? 장소는 정하셨어요? 아님 우리 교회에서 하면 어떨까요?” “정말요? 그럼 좋죠.” “목사님 이런 강연회를 열어 주셔서 제가 더 고맙죠. 우리 성도들에게도 정말 귀한 시간이 될 거에요.”
장소는 해결되었다. 아울러 더불어행복한교회 대표 목사님께서 강사 숙소까지 바로 예약해 주신다. 감사하다. 일이 하나씩 풀려나간다. 이제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모으는 일에만 집중하면 되겠다. 사무국 간사님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사무국 이슬기 간사님이 순식간에 포스터와 홍보물을 만들어 보내주신다. 이 전광석화 같은 일 속도라니. 우선 온라인으로 강연회 소식을 알렸다. 페이스북, 카톡방, 밴드 등에 강연회 소식을 알렸다.
“목사님 손창순 목사입니다.” “아 목사님 전화를 주시고 무슨 일이세요?” “목사님 강연회 포스터를 보내주실 수 있나요? 인쇄물을 만들어서 주변에 홍보하려고 합니다.” “아 그래요? 당연히 해야죠.” 더불어행복한교회 설교 목사이신 손창순 목사님의 전화다. 사역자 회의에서 지역에 홍보하기로 하셨다고 이미지 파일을 보내달라 하신다. 참 감사하다. 이렇게 저렇게 도움의 손길들이 보이지 않게 이어진다.
장소, 강연 날짜, 홍보 등 하나씩 강연회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강연회만 잘 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날짜가 다가올수록 알 수 없는 걱정이 한가득이다. 우선 몇 명이나 올까?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고, 혹여나 오해를 하시는 분이 있을까 하는 염려였다. 그리고 염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제주 극동방송의 ‘책소목’(책을 소개하는 목사) 코너에서 강연회 사실을 짧게 언급했는데 이게 문제가 되었는가 보다. 청취자 한 분이 방송국으로 항의 전화를 하셨다고 한다. 내용인즉 ‘우종학 교수는 불신자보다 못한 사람이고, 교회를 파괴하는 사람이고, 진화론을 전하는 자’라면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한다.
이 분이 더불어 행복한 교회로도 전화를 하셨는가 보다. 행사를 앞둔 전날 오동일 목사님께서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목소리로 전화를 하셨다. “목사님 낮에 어떤 분이 전화를 하셨어요. 강연회에 대해서 이렇고 저렇고 하고 다짜고짜로 항의를 하시더군요.” 일이 터졌구나. 아마 특정 단체의 잘못된 창조과학을 따르는 분의 항의일 것이다.
기도가 되었다. ‘그래, 이 정도의 항의나 저항은 당연한 거지. 진리를 전하는 것에는 늘 저항이 따르지.’ 우리 속담에도 호사다마라 했다. 좋은 일에는 늘 화가 낀다. 진지하게 기도를 했다. “하나님, 이 강연회를 통해 당신의 영광이 드러나게 하시고, 오늘날 성도들이 과학 시대에 올바른 신앙적 관점을 가지게 하시고 무엇보다 자라나는 다음 세대가 과학과 신앙에 있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해 주옵소서.”
드디어 강연회 날이다. 이른 점심을 먹고 우종학 대표를 모시러 갔다. 아직 학회가 진행 중이었다. 학회가 끝나고 로비에서 대표님을 반갑게 만나 우선 강연회가 있을 교회로 향했다. PPT 자료 및 음향 등을 간단하게 체크하고 가까운 커피숍으로 갔다. 그리고 강연회 전반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가벼운 항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직도 저를 오해하고 있는 분이 있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강의를 들으시면 바뀔 거예요.”
저녁 7시, 10여 명이 강의가 있을 예배당으로 들어오신다. 얼마나 반가운지 인사를 건넸다. 한 명, 두 명,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담한 예배당이 어느 새 가득 찼다. 약 70여 명이 모인 듯하다. “목사님 금요일 저녁에 이렇게 모인다는 것은 제주도에서 기적입니다.” 오동일 대표 목사님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격려를 하신다. 드디어 강연이 시작된다.
우종학 대표님의 논리 정연하고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강의가 이어질수록 청중의 반응이 뜨겁다. 사실 대부분 이런 강의는 처음 접할 것 같은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에 대한 개관에 이어, 현대 우주론의 발전, 그리고 창세기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하여 강연이 이어지고 있다. “창세기 1장은 과학 교과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를 알려 주시는 계시입니다.” “현대 우주론이 알려주는 우주의 역사와 지질학이 알려주는 지구의 역사를 살펴볼 때 저는 오히려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를 찬양하게 됩니다.” “과학과 신앙은 대척점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호 보완합니다.” 청중의 태도에 힘을 얻어서인지 대표님은 마치 부흥회를 인도하시는 것처럼 뜨겁게 강연을 하신다. 대중 과학 강의가 아니라 교회 집회 분위기다. (부흥사로 나서 보시면 어떠실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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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나고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진다. 대부분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진화론과 신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부모님들의 고민과, 우주의 기원에 대한 궁금점, 또 멀티버스에 대한 질문도 있고, 다양한 질문과 답이 이어지고 두 시간이 조금 넘어 강연회가 마쳤다. 강연회를 마치고 나서는 사람들의 표정이 좋았다. 무엇인가 다 알 수는 없지만 궁금해하던 것들이 해소된 듯한 표정이다. 예배당을 나서는 분들 중 몇 분이 눈에 띈다. ‘제주 마중물’ 식구들이다. 이분들은 비신자들인데 나랑 책 모임을 같이 하신다. “목사님께서 주최하시는 강연회라서 왔어요. 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교회에서 이런 강연을 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런 교회라면 와 보고 싶어요.”
“목사님 정말 수고하셨어요. 오늘 강연회 정말 좋았습니다.” “교회에서 이런 강의를 듣는 날이 오네요. 좋았습니다.” “과학과 신앙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자녀들에게 이야기해 줄 말이 생긴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이런 강연회를 자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받고서는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쉰다. 성공적이다. 제주에서 일단 첫 발을 내디뎠다. 1세기의 신자들이 헬라 철학에 맞서 기독교 복음을 지켜냈다면, 21세기에는 과학의 도전에 맞서 신앙을 지켜내는 일이 중요하다. 애매하고 틀린 유사과학이 아니라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과학적 사실에 대한 신학적 이해, 신앙의 고민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일에 헌신하고 애쓰는 과신대에 감사를 전한다. 제주에서 시작된 일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기를, 다음 세대가 더 이상 이런 고민에 회의를 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올바른 진리로 이끌어 주시길 기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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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과신대
과신대는 구독자 여러분의 기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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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자유기고 / 다음 호 주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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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뷰 이달책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부제 : 책 내용은 별로 없는 실전 책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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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아론
현재 과신대에서 행정팀장으로 사무국을 지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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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이번 내돈내산 리뷰는 특별히 과신뷰가 제4회 과신대 포럼 특집으로 나가는 만큼 어떤 책을 소개할까 고민했다. 그래서 결정된 것이 교양 과학의 강자, 사이언스북에서 만든 사이언스 마스터즈 시리즈 중 13번째 책,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이라는 책이다. 리 스몰린이 들려주는 물리학 혁명의 최전선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먼저 책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사이언스북스를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사이언스북즈는 한국 출판사에서 유명한 네임드 출판그룹인 민음사의 과학 전문 출판 자회사로 시작한 출판사로 '쉼 없이 쏟아지는 과학의 홍수 속에서 일반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과학의 핵심을 전하는데 목표'가 있다.
그런데 교양이라고 만만히 봐선 안된다.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전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글로 줄줄 쓰는데 만만치 않다. 뭐랄까. 좀 더 와닿는 비유는 미적분을 수식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걸 말로 줄줄줄 설명하면 A4 한 페이지가 되는 그런 것처럼 설명이 길고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대강 어떤 말을 하는 정도는 알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하게 배려하긴 했다.
개인적으로 사이언스 마스터즈 시리즈는 지하철 출퇴근길을 오가며 읽기 편하다. 핸드북 정도의 사이즈로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좋고 꺼내서 읽어도 공간이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특이하게 디자인적으로 이 시리즈는 모두가 양장본으로 되어있고 책 겉표지에 동그란 구멍으로 표지 이미지가 있는 게 특징이다. 가격도 나쁘지 않으니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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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스몰린
책의 저자 리 스몰린도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한다. 리 스몰린은 미국의 이론물리학자로 캐나다 워털루에 위치한 페리미터 이론물리학연구소의 창립 멤버이자 수석교수이다. 페러미터(Perimeter)라는 이름의 뜻은 원래 군사 용어로 '최전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가장 앞선 경계를 의미하는데, 물리학의 가장 끝부분, 인류 지식의 가장 최전선에서 연구하겠다라라는 포부를 지닌 이름이다. 재미있는 게 페리미터 이론물리학 연구소는 캐나다에서 2006년 건축 부문 장관 메달을 수상한 건축물이기도한다는 점이다. 창문이 '무작위'로 배열되어 있는데 이렇게 만드는데 기하학 방정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론물리학의 정신을 건축으로 옮기려고 노력했다. 건물을 지은 소시에와 페트로는 이론물리학연구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건물 정면이) 내부에서 벌어지는 과학적 담론의 복잡함을 표현하기를 바랐다."
아무튼, 다시 리 스몰린으로 돌아와서 현재 워털루대학 물리학과 겸임교수를 하고 계시다. 이분도 정말 희대의 먼치킨이신데, 일단 양자장이론, 이론생물학, 경제학 등을 연구하는 등 넓은 학문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분의 경력이 굉장히 엘리트적으로 갔을 것 같은데,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락밴드로 활동도 하시고, 지하신문을 발행하는 등 굉장히 반항기 있는 생활을 하시다가 햄프셔대학에서 공부하고 역시나 하버드대학에서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이후로 뭐 이름만 대도 화려한 프리스턴 고등연구소, 캘리포니아대학의 이론물리연구소, 시카고대학 엔리코페르미연구소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친 뒤 예일,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교수를 지내는 등 뭐 화려한 학문적 경력을 쌓았다.
특별히 이분은 단순히 이론물리학만을 한다기보다는 현대 물리학과 우주론이 제기하는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 꾸준히 글을 써왔다. 오늘 소개할 책도 그 중의 하나로 대중들을 위한, 물리학의 학문적 동향을 설명하시는 책이다. 물론 단순히 동향 설명만 해주시기 위해 이 책을 쓰신 것은 아니고 양자이론과 중력 이론을 통합하기 위한 시도, 양자 중력을 위한 접근법 중에 고리 양자 중력이론을 개발한 분 이기도하다. 아무튼 대단한 분이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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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중력으로 가는 세 가지 길
양자 중력으로 가는 세 가지 길이라는 제목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알 수 있다. 양자 중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따른 3가지 관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양자 중력이란 무엇인가? 양자 중력은 우리가 잘 아는 양자역학과 중력이론을 통합하기 위한 이론이다. 현재 물리학에서 자연에는 4가지 힘이 존재한다고 보며 세상의 모든 입자들은 4가지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강력, 전자기력, 약력 그리고 중력이다. 여기에서 앞에 3개는 양자역학에서 통합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중력을 통합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만일 중력까지 통합이 되고 증명된다면 소위 말하는 대통합 이론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대통합 이론이 나오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독이든 성배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가망 없는 일에 매달린다고 하지만 사실 과학이라는 것이 가망 없는 일에 계속 도전해 보는 것이 아닐까? 인류 지식의 한계를 계속적으로 밀어부치는 것이 과학이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책 내용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중력이 크게 지배하는 우주론과 비교한다면 미시세계의 입자들은 너무 작기 때문에 중력을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하지만 거시 세계에서 질량이 큰 물체일수록 중력은 무시할 수 없어지는데, 특별히 현대 과학에서 인기 있는 주제인 블랙홀은 중력의 대표적인 예이다. 자 여기에서 생각을 해보자. 블랙홀도 질량을 갖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그러면 아주 작은 질량을 갖는 입자들을 기술하는 양자역학으로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설명이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양자 중력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게다가 양자역학을 기술하는 수식과 중력을 기술하는 수식이 비슷해 보이기까지 하니 여기에 설렘이 더해졌다. 어라? 이거 뭐 있지 않을까라고 해서 도전한 물리학자들이 수십 트럭 존재한다.
이 책은 중력을 양자역학적으로 묘사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첫째 고리 양자 이론, 둘재 초끈 이론, 셋째 고리 양자이론과 초끈 이론을 통합하는 통합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길이라는 은유에서 알다시피 중력을 양자역학적으로 기술하는 데에는 앞에 두 방식 모두 타당성을 갖고 있다. 세 번째의 경우 독립적인 이론이라기보다는 고리 이론과 초끈 이론이 서로 같은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고 동일한 설명이라는 이론인데, 마치 양자역학에서 여러 가설들이 코펜하겐 해석으로 통합된 것과 유사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놀랍게도 수식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글의 서술로서만 고리 양자 이론과 초끈 이론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어렵다. 기하학의 의미와 곡률의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수학으로 이 물리 세계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우리가 상상하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상상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사실 느껴진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한 게 수학적으로 설명을 수식 없이 글로 설명하려는 건 정보의 정확한 전달이라기보다는 '이미지'를 전달한다는 생각이 더 맞는 이야기 같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다 보면 "오 이런 흐름이구나"는 알 수 있지만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특별히 양자역학이라는 미시세계의 힘들을 거시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력과 통합하려는 시도가 왜 필요한지는 알겠지만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되는지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물리학계의 흐름을 알 수 있고, 또한 읽으면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론물리학은 인간의 지성을 통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태고의 시간과 물체를 오직 수학적 추론으로 설명해 낸다는 것이 매력적인 것 같다.
마무리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에는 엔트로피와 정보의 개념을 바탕으로 블랙홀을 설명하면서 블랙홀이 뜨거울까? 아니면 차가울까? 이런 질문들과 함께 호킹 복사의 개념 등 과학적인 지식을 현대인들에게 설명하려는 노력에 있다. 물론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식의 통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나름의 애씀이 보인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전문적인 물리학자도 자신의 전문분야와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 일반인들에게 이 정도로 눈 맞춤으로 내려오기가 쉽지 않은데, 전능하신 하나님은 얼마나 우리에게 본인을 설명하는 데 애를 먹으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 이론물리학이 얼핏 이해된다고 하지만 우리의 정확한 이해가 아닌 그저 느낌인 것처럼. 하나님을 안다는 것도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고 훈훈하게 신학적인 마인드로 끝내본다.
한 줄 평
"읽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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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별후원]
김*욱 자문위원
[단체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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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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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 김*희 / 김*원 / 김*식
김*현 / 김*림 / 김*수 / 김*영
김*환 / 김*미 / 김*래 / 김*민
김*병 / 김*신 / 김*한 / 김*나
김*영 / 김*미 / 김*윤 / 김*영
김*자 / 김*현 / 김*웅 / 김*중
김*식 / 김*극 / 김*국 / 김*정
김*권 / 김*상 / 김*호 / 김*준
김*형 / 김*철 / 김*완 / 김*선
김*수 / 김*영 / 김*황 / 김*
김*준 / 김*경 / 김*식 / 김*아
김*혜 / 김*수 / 김*신 / 김*식
나*현 / 남*은 / 노*미 / 노*현
노*경 / 류*인 / 마*렬 / 문*호
문*석 / 문*영 / 문*식 / 민*진
박*철 / 박*훈 / 박*현 / 박*원
박*준 / 박*은 / 박*훈 / 박*론
박*진 / 박*식 / 박*민 / 박*탁
박*수 / 박*욱 / 박*성 / 박*영
박*규 / 박*주 / 방*기 / 배*준
백*인 / 백*양 / 서* / 서*진
석*병 / 성*혁 / 성*근 / 성*기
성*호 / 성*아 / 손*용 / 손*아
손*주 / 송*범 / 송*원 / 송*승
송*기 / 송*강 / 송*찬 / 송*원
신*웅 / 신*훈 / 신*주 / 신*호
신*호 / 신*영 / 신*철 / 신*성
심*보 / 심*주 / 심*영 / 안*혜
안*권 / 안*일 / 양*천 / 염*영
오*정 / 오* / 오*조 / 오*주
오*일 / 우*학 / 원*선 / 유*선
유*호 / 유*암 / 유*현 / 유*기
유*성 / 유*원 / 유*성 / 유*영
육* / 윤*혜 / 윤*진 / 윤*석
윤*식 / 윤*주 / 윤*혜 / 윤*호
윤*석 / 윤*설 / 이*용 / 이*화
이*동 / 이*원 / 이*호 / 이*기
이*원 / 이*선 / 이*은 / 이*은
이*은 / 이*현 / 이*호 / 이*재
이*철 / 이*경 / 이*민 / 이*빈
이*기 / 이*훈 / 이*형 / 이*민
이*준 / 이*재 / 이*정 / 이*헌
이*학 / 이*현 / 이*수 / 이*모
이*복 / 이*후 / 이*원 / 이*형
이*성 / 이*연 / 이*은 / 이*혜
이*호 / 이* / 이*우 / 이*은
이*경 / 이*길 / 이*별 / 이*솔
이*주 / 이*식 / 이*호 / 이*식
이*주 / 이*련 / 이*웅 / 이*주
이*정 / 이*희 / 임*민 / 임*진
임*영 / 임*웅 / 임*석 / 장*식
장*호 / 장*호 / 장*일 / 전*철
전*혜 / 전*셉 / 전*석 / 전*권
전*경 / 전*경 / 정*영 / 정*경
정*권 / 정*용 / 정*선 / 정*활
정*희 / 정*화 / 정*희 / 정*수
정*석 / 정*현 / 정*현 / 정*훈
정*성 / 정*재 / 조*미 / 조*종
조*옥 / 조*현 / 조*진 / 조*진
조*상 / 조*철 / 주*현 / 진*규
진*미 / 차*진 / 차*호 / 차*란
채*지 / 최*화 / 최*윤 / 최*훈
최*숙 / 최*수 / 최*울 / 최*일
최*훈 / 최*주 / 최*진 / 최*
최*민 / 최*철 / 최*빈 / 최*영
최*모 / 최*만 / 최*원 / 최*영
최*나 / 최*오 / 최*진 / 팽*국
하*지 / 하*신 / 한*현 / 한*우
한*욱 / 한*은 / 한*선 / 허*
허*경 / 허*훈 / 허*영 / 허*한
홍*근 / 홍*경 / 홍*근 / 황*영
황*욱 / 황*현/ 황*미 / 황*혁
총 321분께서 6월 한달 과신대를 재정으로 섬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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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님과 소통하며 <과신뷰>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달의 과신뷰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과신대 편집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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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독자의 소리>
과신뷰 리뷰
- 익명 : 지난 호에 목차 실린 것도 좋았는데, 이번 호에는 더욱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리된 목차를 보고 더더 좋았습니다. 사무국소식에 근황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며, '과신대에서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편집자에게 하고 싶은말
- 익명 : 빼곡하게 들어찬 내용과 눈이 휴식을 취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디자인을 보며, 엄청 고생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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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신학의대화 과신대 scitheo.office@gmail.com 서울시 종로3가 삼일대로 428 낙원악기상가 5층, NPOpia 50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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